입구 옆에 붙은 단말기부터 짚는 게 빠르다. 현금 지폐를 넣으면 동전이나 지폐 형태로 잔돈이 나온다. 동전은 자동 카운트되니까 계산할 필요 없다. 동전만 넣어서 부스 잠금을 해제하는 방식이라 지갑 두꺼운 사람은 갈 길이 좀 귀찮다. 카드는 거의 받지 않는다. 일부 매장에서만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는 표시가 있는데, 그마저도 동전 교환이 주 목적인 경우가 많다.
부스에 앉으면 보이는 건 리모컨 하나. 화면 터치는 요즘 거의 사라졌다. 옛날 풀터치 방식은 고장률도 높고 버튼 찾는 데 시간 잡아먹었는데, 요즘은 기계식 버튼으로 회귀한 곳이 제법 된다. 리모컨으로 곡 선택, 예약, 키조절, 마이크볼륨까지 다 잡는다. 익숙해지면 손이 알아서 움직이니까 두 번째부터는 별로 어렵지 않다.
곡 수 측면에서 솔직히 평가하자면, 옛날에 비해 못해졌다. 신곡 업데이트 주기가 길어지고 중복 곡이 많아졌다. 인기 신작이 들어오면 한동안 빠질까 말까 한 곡이라 못 잡으면 다시 기다려야 한다. 예약 시스템이 있어서 동시 부스 점유는 막지만, 자리가 모자라서 못 부르는 곡이 생기는 건 여전하다. 그래도 과거 대비 가성비가 나아진 건 사실이다. 동전 한 닢에 부스 잠금이 풀리고 두 곡을 처리할 수 있으니 시간당 효율 따지면 꽤 괜찮다.
마이크 관리 상태는 매장마다 편차가 크다. 새 매장들은 무선 마이크를 기본으로 깔고, 헤드셋형도 슬슬 보인다. 오래된 곳은 여전히 유선에 코드 휘감기는 구형이 굴러다니는데, 음질 차이는 곧장 귀에 들어온다. 스피커 출력도 마찬가지다. 벽에 박힌 전신 스피커가 제 위치에 있는 매장이라면 저음도 안 깨지고 가성 그 부분이 살아 있다. 흡음재가 제대로 안 깔린 곳은 울림이 심해서 발라드 부르면 자기 목소리가 늦게 따라오는 현상을 만나게 된다.
시간 추가 방식은 두 가지로 나뉜다. 동전을 다시 넣으면 그대로 누적되는 식이 표준이고, 일부 매장은 부스 안에서 키패드로 잔여 시간을 연장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전자가 직관적이고 후자가 편하지만, 후자 쪽이 고장 나면 동전 투입구로 돌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퇴근길 짧게 한 곡만 부르고 나오는 손님은 늘 시간 초과 한두 곡을 그냥 흘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간 계산은 넉넉히 잡고 들어가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청결도는 솔직히 기복이 있다. 매트 교체 주기, 리모컨 소독 여부, 마이크 스펀지 교체 상태 같은 게 들고 나는 부분이다. 여기서 점수 매기라면 매장별로 반열씩 차이가 난다. 옛날 기준으론 그저 그랬던 매장들이 요즘은 관리를 꽤 잘하고 있고, 반대로 신생 매장이 관리를 대충 하는 경우도 목격한다. 결국 발品 전에 입구에서 매장 안을 한 번 훑어보는 게 제일 빠르다. 바닥에 쓰레기 떨어져 있으면 거기 들어가지 마라.